제품 이야기
부러진 가죽 벨트나 도자기 파편을 붙이려다 손가락에 순간접착제가 닿아 하얗게 굳어버렸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성분표 첫 자리를 차지한 에틸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공기 중의 미세한 수분과 닿는 즉시 굳어버리는 주성분이에요. 바르는 순간 주변 습기를 끌어당겨 분자들이 그물처럼 얽히며 단단한 결합을 만들어냅니다. 가죽, 고무, 금속, 도자기, 목재처럼 결이 다른 소재를 몇 초 만에 단단히 붙잡아 주는 힘도 바로 이 원리에서 나와요.
용기 안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은 미량 안정제에 숨어 있어요. 트리플루오로보란과 하이드로퀴논이 들어 있어 보관 중 내용물이 미리 굳어버리는 중합 반응을 억제해 줍니다. 뚜껑을 열고 물체에 바르면 수지를 굳히는 중합 개시제인 과산화 벤조일이 반응을 이끌어내며 본래의 접착력을 발휘하게 도와줘요. 전성분 5종 중에는 보존과 합성을 돕는 페놀까지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접착력이 강한 만큼 손에 닿았을 때의 반응을 미리 알아두시면 좋아요. 함께 들어간 페놀은 피부나 눈에 닿으면 자극과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로도 흡수될 수 있는 성분입니다. 안정제로 쓰인 하이드로퀴논 역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평소 피부가 민감하거나 접촉성 피부염을 겪었던 분이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해요. 전성분 5종 가운데 EU 향료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0종으로 확인됩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맨손 대신 반드시 보호장갑을 착용하고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사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