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이야기
제품 이름에 적힌 '구연산'을 보고 주방세제를 고르셨다면, 뒷면 전성분 20종의 표시 순서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전성분표를 펼치면 정제수 바로 다음 자리에 알킬벤젠설폰네이트와 로릴 에톡시황산 나트륨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요. 기름때를 실제로 닦아내는 주역은 바로 이 합성 계면활성제들입니다.
코코넛과 포도당에서 유래한 순한 식물성 코코-글루코사이드가 자극을 줄여 주고, 거품을 보태는 코카미도프로필베타인도 함께 배합되어 있습니다. 기름때 분해를 돕는 알칼리 성분인 수산화나트륨과 탄산 나트륨도 함께 힘을 보태고 있어요.
정작 제품명에 이름을 올린 구연산은 어디에 있을까요? 전성분 20종 가운데 맨 끝에서 두 번째인 19번째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물때를 녹이고 금속 이온을 묶어 주는 역할을 하지만, 성분표의 배치 순서상 기름때를 직접 씻어내는 주성분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탄올 앞뒤로 배치된 녹차·포트마리골드꽃·레몬밤잎·로즈마리·보리·쌀 추출물은 보습과 피부 컨디셔닝을 돕는 보조 성분이에요. 실제 그릇을 닦아내는 힘은 식물 추출물이 아닌 앞쪽의 계면활성제가 좌우합니다.
설거지할 때 손 피부가 걱정되신다면 주성분인 알킬벤젠설폰네이트를 눈여겨보셔야 해요. 원액이나 장시간 접촉 시 피부 건조와 손 거칠어짐을 유발할 수 있어, 평소 맨손 설거지가 잦거나 주부습진이 있는 분이라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국화과 식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라면 포트마리골드꽃추출물 반응도 함께 살피시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은 허브 추출물이 아니라 별도로 배합된 알로에베라향이라는 점을 기준으로 삼으시면 됩니다.